재무 경고음 울린 한빛소프트…절실해진 김유라 대표의 ‘선구안’
김유라호 6년차…2018년 제외하고 적자 기조 '지속'
교육·블록체인·드론 등 사업 다각화 추진…공보다 '과'
재무 상태 악화일로…유동성 위험 등 현금 운용에 '사활'
공개 2021-05-13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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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성현 기자] 한빛소프트(047080)가 지난해에도 영업이익에 마이너스(-)가 새겨졌다. 2019년부터 2년 연속 ‘줄 적자’다. 김유라 대표는 2016년 한빛소프트 지휘봉을 잡은 후 2018년을 제외하곤, 지속해서 실적 낙제점을 받았다. 한빛소프트는 최근 재무지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외부자금 의존도가 높아지고 이를 뒷받침할 현금흐름이 나오지 않으며 재무체력은 크게 떨어진 상태다. 김 대표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현금 활용 측면에서는 여느 때보다 기지가 발휘돼야 할 순간이다.
 
잇단 실적 부진이다. 한빛소프트는 2016년 김유라 당시 부사장이 대표직에 오른 뒤, 연신 영업적자를 보이고 있다. 그해 온라인 게임 ‘오디션’ 관련 중국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며 호재를 맞기도 했지만, 실적 상승으로 연동하진 못했다. 2016년 회사 영업적자는 50억원으로, 2015년(5억원)보다 손실액이 외려 늘었다. 2017년까지 적자(15억원)였지만, 2018년 영업이익 7억원을 기록하며 나아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듬해 다시 영업손실 약 3억원을 나타냈고 이 흐름이 작년까지 이어졌다. 수장이 변하고 경영난이 가중된 데 따라 김유라 대표의 그간 경영 행보에 자연스레 시선이 쏠린다. 한빛소프트 모회사 티쓰리(T3)엔터테인먼트에서 마케팅팀장을, 한빛소프트에서 온라인 사업본부장 등을 지낸 김 대표는 먼저 회사 원류인 게임에 방점을 찍었다.
 
김 대표 취임 첫해, 일본 자회사 한빛유비쿼터스엔터테인먼트(HUE)에서 개발 기간 3년에 걸쳐 모바일 게임 ‘하가네 오케스트라’를 선보였다. 마케팅 측면에서 김 대표 역량을 평가할 첫 시험대였다. 그러나 성과는 미진했다. 게임은 2018년 서비스를 중단했다. HUE 작년 순손실은 5000만원으로, 한빛소프트 전체 성적표에 균열을 냈다.
 
 
자회사 브릴라이트를 통해 심혈을 기울였던 블록체인 사업도 빛을 발하기 전 손을 뗐다. 지난해 12월, 그라나도 에스파다를 교집합으로 하는 IMC게임즈 주식을 추가로 취득해 지분 35.51%를 확보했지만, 이곳은 24억원 손실을 보이는 등 투자 성과를 바라긴 어려운 상황이다. 코드리치(지분율 6%)와 가상현실(VR)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VR은 게임과 유기성이 짙어, 주목받는 미래 사업으로 꼽힌다. 그만큼 지속적인 연구 개발(R&D)이 필수다. 매출액 대비 회사 R&D 지출 비중은 지지난해 2.42%에서 작년 1.51%로 줄었다. 재정 악화에 따라 지원에 제한을 둔 것으로 보인다. 교육 사업도 있다. ‘오잉글리시’ ‘오차이니즈’를 내놓으면서 영어, 중국어 교육 프로그램에 인공지능(AI)을 입혔다.
 
지난해 T3엔터테인먼트와 합작해 설립한 한빛에듀테크가 해당 사업을 전담했다. 한빛에듀테크 매출액은 1억원 미만, 영업손실이 6억원가량으로 공적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 유동비율은 100% 미만으로, 한빛소프트 수혈이 필요한 실정이다. 정리해보면, 공(功)보다 과(過)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드론 사업이 성장 가도에 오른 건 공이다.
 
2016~2020년 한빛소프트 사업보고서를 종합해보면 2016년 게임 매출 비중은 95.7%, 이듬해 88.3%, 2018~2019년 각각 85.5%, 75.2%로 회사 매출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 매출액(572억원) 중 게임 비중은 58.9%, 드론 사업은 41.1%로 책정됐다. 게임 사업으로 벌어들인 돈은 2019년, 2020년 각각 327억원, 337억원으로 수치상 큰 차이가 없다. 작년 회사 매출이 2019년 대비 100억원 이상 증가하는 데 드론 사업 영향이 컸다는 의미다.
 
 
수익성 확보가 용이한 사업 군에 집중하는 건 반등을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김 대표는 그럼에도,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단 방침이다. 올해 신년사에서 “좌고우면하지 않고 우리만의 색깔을 유지할 것”이라며 “모든 게임, 비게임 서비스가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으며 성장할 수 있도록 시장 트렌드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그는 역설했다.
 
게임과 함께 최근 성장세가 가시적인 드론 사업을 곁들여 다각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이란 전략으로 읽힌다. 다만 김 대표 제언대로 ‘양수겸장 전술’을 펼치기엔 회사 재무 상태가 말썽이다.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에 유보 현금 여력이 예전 같지 않다. 타인자본 부담이 특히 확대했다. 총차입금은 작년 결산 기준 108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468% 규모가 커졌다.
 
차입금의존도는 24.2%로 2019년보다 20% 가까이 증가했다. 현금성자산은 44억원가량으로, 작년까지 근 5년 동안 가장 저조한 수치를 보였다. 자정 능력 지표인 내부순현금흐름(ICF)과 재무적가용현금흐름은 지난해 -129억원으로, 2019년 각각 7억원, 22억원에서 마이너스(-) 국면에 들어섰다. 잉여현금흐름(FCF)도 -23억원으로, 여전히 배당 여력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런 기류에서 김 대표의 선구안이 흥망을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악화일로를 걷는 재정상태와 맞물려, 사업 구축을 위한 현금 운용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얘기다. 회사는 지난 3월 해피툭 지분(6.21%, 68만3200주) 전량을 처분해 20억원을, 전환사채(CB)를 발행해 130억원 자금을 조달했다. 게임 개발·마케팅비 등 회사 운영에 쓰일 방침이다. 여기에 현금 유동성을 통제하는 요인도 덜어내야 한다.
 
지난해 한빛소프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개월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매입채무·기타채무는 약 49억원, 단기 차입금 등 잔존 1년 이내 상환 관련 부채는 총 106억원가량이다. 영업비용 처리도 예의주시해야 할 부분이다. 한빛소프트는 지난해 전년보다 31.3% 늘어난 57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이 7억원으로 마이너스(-) 구간에 머물렀다. 비용 관리가 미흡해서다.
 
한빛소프트의 2020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영업비용은 2019년(약 440억원)보다 31.9% 늘어난 579억원으로 집계됐다. 급여(약 39억원)는 전년보다 3% 줄었지만, 지급수수료(284억원)가 12%가량 늘었다. 특히 상품매출원가는 191억원으로, 2019년(88억원) 대비 자그마치 117% 증가했다.
 
한빛소프트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작년 한빛소프트 매출액은 572억원으로, 2010년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게임과 비게임 사업의 동반성장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만들어나가고 있다”라며 “미래 사업 환경 변화에 대비한 효율적인 비용 관리로 내실을 강화할 계획이다”라고 역설했다.
 
김성현 기자 sh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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