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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에이치엔, 유동성 대응능력 미흡…신용등급 BB-로 하락
단기성차입금보다 적은 현금성자산
수익성·재무구조 개선 전망 불투명
공개 2021-04-26 09:10:00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3일 16:2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티에이치엔(019180)의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현금성 자산이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성 차입금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가 이들 대부분이 바로 사용하기 어려운 브라질법인 예금 등으로 구성돼있다는 지적이다.
 
23일 한국기업평가는 티에이치엔의 11회, 13회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B(안정적)에서 BB-(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유동성 대응능력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올해 3월 말 연결기준 티에이치엔의 총차입금은 1653억원으로 이중 63%인 1041억원이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이다. 같은 기준 현금성 자산은 단기성 차입금에 미치지 못하는 345억원에 불과하며 이들 대부분은 브라질 법인 예금 등으로 구성, 사용이 제한적이다.
 
출처/한국기업평가
 
더구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자체 현금생산력을 바탕으로 유동성 대응에 나서기도 어려워보인다.
 
티에이치엔은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전방산업(자동차) 수요침체와 중국공장, 브라질공장의 가동 중지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실제 지난해 매출은 3464억원, 영업이익은 8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9%, 58.6% 줄었다. 특히 당기순이익의 경우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급락한 영향에다가 관계사 보유지분에 대한 손상차손 인식으로 -172억원을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상황에서 운전자본 부담과 자본적지출(CAPEX)로 현금흐름은 저조했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생산차질과 수요 둔화로 영업현금흐름(OCF)이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불안정한 자재 수급을 대비하기 위한 재고 확보로 인해 운전자본부담은 증가했다.
 
여기에 불안정안 자재 수급에 대응하고자 생산기지 다변화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필리핀공장 증축, 베트남 법인 신규설립 등 해외투자가 발생했고 군포 연구소 관련 설비투자가 진행되면서 현금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실제 잉여현금흐름은 2019년 -30억원, 2020년 -115억원으로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유출 폭도 커졌다.
 
이에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318.7%, 차입금의존도는 42.2%로 각각 우량 기준(부채비율 200% 미만, 차입금의존도 30% 미만)을 초과하는 등 재무안정성 지표가 부진한 상황이다.
 
출처/한국기업평가
 
한국기업평가는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이며 대규모 시설투자로 인한 자금유출이 여전해 당분간 열위한 재무구조가 지속된다고 판단했다.
 
수요가 탄탄한 SUV 차종용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국내외 신규 부품 납품도 계획돼 있어 매출은 어느 정도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납품가격이 기존 원가에서 마진을 가산하는 방식에서 경쟁입찰로 바뀌면서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은 힘들 것으로 봤다. 또한 헤알화 가치 하락이 올해도 지속되는 점을 볼 때 영업수지외 적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수 해외법인 운용에 따라 연간 100억원 내외의 유지보수가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베트남 공장 관련 부지와 설비투자(약 120억원) 등이 예정돼있고 코로나19로 미뤄졌던 대구ICU 공장 신규 건설도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 투자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주원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현대차그룹과의 관계가 유지되면서 일정 수준 물량 확보가 가능, 현 수준의 재무구조는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협력사 지위 변동, 수익성 변동, 운전자본과 투자 부담 등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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