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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낀 엔씨소프트…'재무통 윤재수' 빈자리에 커지는 우려감
확률형 아이템 논란 등 1분기 실적 하락 '불가피'
신작 출시·엔씨웨스트홀딩스 실적 부진 등 과제 '산적'
엔씨소프트 '핵심' 윤재수 전 CFO 빈자리 두드러져
공개 2021-04-27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3일 11:0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성현 기자] 지난달 엔씨소프트(036570)는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외이사 재선임 등 안건을 가결하면서 한 해 스타트를 끊었다. 확률형 아이템 이슈로 최근 업계 전반이 들썩이는 양상 속 김택진 대표는 “기업 품격을 제고할 것”이라고 주총에서 역설했다. 엔씨맨으로 불리며 회사 성장에 혁혁한 공을 세운 윤재수 전 CFO가 올 초 엔씨소프트를 떠났지만 최고재무책임자(CFO) 후임 인사는 없었다. 신작, 계열사 실적 등 재무 통제 관련 과제가 산적하다. 어느 때보다 자금 소요가 클 것으로 전망되는 터라 그간 회사 틀을 다져온 윤 전 CFO의 빈자리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올 초, 확률형 아이템으로 게임 업계가 시끌벅적했다. 게임 내 우위를 점하려 다수 유저가 지갑을 꺼내들지만, 아이템 획득 확률이 ‘로또’에 가깝다는 것이 본란이다. 엔씨소프트 ‘리니지’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부 유저는 회사가 대표 수익 창출원인 리니지의 유료형 아이템으로 “유저를 기만했다”라며 트럭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작년 리니지 지식재산권(IP)으로 회사가 벌어들인 수익은 전체 매출 비중의 80%를 웃돈다. 리니지 유저 이탈을 비롯한 최근 공분이 달갑지 않은 이유다.
 
김택진 대표가 나섰다. 지난달 25일, 주총에서 “관련 사안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면서 “아이템 뽑기 확률은 투명하게 운영하는 중”이라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차기 과제도 명료히 했다. 신작, 그리고 해외 시장 내 성과다. 그는 “내수 시장에선 ‘프로야구H3’ ‘블레이드&소울2’ ‘트릭스터M’으로 고객 저변 확대를, 해외에선 ‘리니지2M’ 등으로 입지를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황찬현 법무법인 클라스 대표 역시 감사위원(사외이사)으로 3년 항해를 다시 시작했다.
 
사외이사 보수한도는 200억원으로 유지했다. 하지만, CFO 자리는 채워지지 않았다. 엔씨소프트 부사장이자 재무 관리 선봉장이었던 윤재수 전 CFO는 지난 1월31일 회사를 떠났다. 외부 논란을 잠재우는 것만큼이나 윤 전 CFO 후임 인선 작업은 내부적으로 무게를 둘만하다. 우선 김 대표 제언대로, 엔씨소프트 올해 과제는 두 가지다. 신작 성공과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넓히는 것이다. 게임사에서 신작 모멘텀은 외형 성장으로 직결된다. 
 
 
  
흥행 못지않게 광고 등 영업비용에 대한 철저한 통제도 필요하다. 회사 현금 유동성에 제동을 걸 수 있어서다. ‘리니지M’ 출시 해였던 2017년, 엔씨소프트 광고선전비는 803억원으로 2016년보다 148% 늘었다. 지지난해 11월 리니지2M을 선보였던 당시 연간 광고선전비는 전년 대비 90%가량 증가한 1062억원으로 집계됐다. 물론, 엔씨소프트 유보 현금은 넉넉하다. 2020년 회사 현금성자산은 2조원을 상회한다. 부채비율은 30% 미만, 잉여현금흐름(FCF)은 5349억원으로 2018년(1667억원)부터 꾸준히 우상향 추세다.
 
그러나, 업계 이슈 등과 맞물려 먹구름이 낄 전망이다. 유안타증권은 엔씨소프트 1분기 영업이익이 894억원으로 2020년 같은 기간보다 6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봤다. 여기에 회사 자정능력에도 이상기류가 흘렀다. 지난해 회사 내부순현금흐름(ICF)과 재무적가용현금흐름(ACF)은 각각 -954억원, -1060억원으로 책정됐다. ICF는 보유 자산에 의한 재무 융통성의 동적 변화를, ACF는 내외부 자원을 활용해 창출한 비차입성 총현금흐름을 의미한다. 차입금 상환과 직접 연계될 수 있는 현금흐름이다.
 
마이너스 국면에 접어든 건 엔씨소프트 계열사 부진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북미 법인(엔씨웨스트홀딩스)은 2015년부터 6년 연속 ‘줄적자’다. 회사 최고전략책임자(CSO) 윤송이 사장이 대표로 있는 엔씨웨스트의 작년 영업적자는 473억원, 순손실은 522억원가량으로 집계됐다. 유동비율은 49%로 적정 수치를 훨씬 밑돈다. 자본잠식까지 일어났다. 작년 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24억원으로, 한 해 동안 735억원의 현금 유출이 발생했다.
 
 
일본, 대만 시장 성과도 예상을 하회한다. 이창영 유안타증권(003470) 연구원은 최근 두 지역에 출시한 리니지2M을 두고 “일본 iOS 매출 순위 96위로, 흥행에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했다. 이런 기류에서 윤재수 전 CFO 부재는 더욱 두드러진다. 윤 전 CFO는 2004년 해외사업실장으로 입사, ‘블레이드&소울’ 중국 시장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2013년 전략기획실장으로 승진, 이듬해 CFO에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 능했고, 리니지M·2M 등 굵직한 신작 뒤편에 그가 있었다.
 
김택진 대표는 윤 전 CFO에게 투자 권한을 위임했다. CFO 선임 당시, 그는 모바일 게임, 기술 기업 투자에 힘을 싣겠다고 했다. 이듬해, 넷마블(251270)과 리니지, 블레이드앤소울 IP로 교집합을 만들었다. 3년 후 리니지는 모바일 시장 패러다임을 바꿨다. 일부 신작이 출시 예열을 마쳤다. 엔씨웨스트 적자 간극은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비용 관리에 촉각을 세워야 하며, 윤 전 CFO 역할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윤 전 CFO 자리는 정진수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메우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CFO 공석이 두 달째 이어진 데 대해 <IB토마토>에 “CFO는 엄중한 자리”라며 “신중을 기해 적합한 인물을 물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재무, 비용 관리는 수년간 노하우로 시스템화된 까닭에 크게 우려할만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현 기자 sh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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