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 백신 의존도 높은 유바이오로직스, 수익원 다각화 절실
90% 넘는 유비콜 매출 의존도가 약점
코로나19로 수출 줄자 전체 실적 ‘휘청’
공개 2020-10-28 09:20:00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3일 13:2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백신 전문 회사 유바이오로직스(206650)의 단일 매출처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 매출 구조의 쏠림 현상은 매출처에 변수가 발생할 경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만큼 유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후 새로운 수익원을 늘리는 일이 다급해진 상황에 놓였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억원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경구용 콜레라 백신의 수출 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경구용 콜레라 백신 ‘유비콜’은 지난 2010년 9월 기술이전 받아 자체 개발 및 제품화를 진행했으며 2015년 12월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인증(PQ) 승인을 받은 후 2016년 5월 유니세프와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이 영향으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017년 116억원이던 매출액은 2018년 249억원, 2019년 331억원으로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17년 -43억원에서 2018년 53억원으로 흑자전환한 후 2019년 98억원까지 늘었다.
 
 
 
다만 유바이오로직스의 매출 의존도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매출의 대부분이 유니세프 수출에서 발생하는 만큼 올해 상반기처럼 예상치 못한 변수(코로나19)가 발생하면 전체 실적이 흔들리는 상황에 놓인다.
 
실제 전체 매출액에서 경구용 콜레라 백신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살펴보면 2017년 90.8%, 2018년 91.1%, 2019년 97.2%, 올해 상반기 94.5%로 대부분이다.
 
물론 경구용 콜레라 백신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다. 경구용 콜레라 백신 공급은 WHO가 2030년까지 콜레라 사망률을 90%까지 감소시키겠다는 ‘콜레라 2030 로드맵’ 일환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인 만큼 코로나19 변수가 잠잠해진다면 여전히 안정적인 매출 성장의 기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재 유니세프에 경구용 콜레라 백신을 공급하는 기업은 유바이오로직스, 인도의 샨타 바이오텍 두 군데뿐으로 유바이오로직스의 제품 유비콜이 샨타 바이오텍 제품보다 가격경쟁력이 우수하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코로나19의 장기화다. 유니세프는 아프리카 등 국가에서 실제 사람들과 대면 접촉을 통해 콜레라 예방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재확산세로 대면 캠페인 개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태다. 이는 하반기에도 수출 감소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자연히 실적 부진의 지속이 예상된다.
 
더구나 경구용 콜라레 백신 공급 외에 다른 수익원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2017년 기업공개(IPO) 당시 추정 실적과 실제 실적이 괴리를 보이고 있다.
 
IPO 당시 제출한 추정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매출은 2017년 183억원, 2018년 265억원, 2019년 369억원이었으나 실제 매출은 2017년 116억원, 2018년 249억원, 2019년 331억원으로 각각 -36.9%, -6.1%, -10.4%의 차이를 보였다.
 
2017년의 경우 유니세프가 당초 예상했던 물량보다 경구 콜레라 백신 주문을 적게 하면서 매출이 줄었고 2018년과 2019년에는 경구용 콜레라 백신 매출이 예상보다 많았지만 수탁 연구 및 생산 서비스(CRMO) 매출이 부진해 괴리율을 키웠다.
 
결국 필요한 것은 다양한 매출처를 확보하는 것이다. 유바이오로직스도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사업 다각화를 통해 수익원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장티푸스 접합백신(임상 3상), 폐렴구균 접합백신(임상 1상), 수막구균 접합백신(임상 1상), 코로나-19백신, 자궁경부암백신, 호흡기세포융합 바이러스백신, 대상포진바이러스백신 등 파이프라인 확장에 나서고 있으며 단기적인 캐시카우 마련을 위해 에이티지씨와 톡신사업을, 피움바이오와 필러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또한 전체 매출에서 5% 내외를 차지하고 있는 CRMO 부문 강화를 위해 지난해 4월 춘천에 2공장을 완공했으며 완제의약품 제조시설과 동물세포배양시설 구축을 위해 2공장 증설도 결정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공장증설과 연구개발 중인 백신들의 임상비용 및 제품 등록비용 마련을 위해 60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코로나19 장기화로 올해 실적개선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프리미엄 백신 개발과 단기적으로는 톡신·필러 사업 진출 등을 통해 캐시카우 확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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