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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붙은 현대운용…공모펀드 골칫덩이 미매각분 없앴다
올해 첫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 출시
DB금융투자와 미매각 물량 인수 계약 체결
공개 2020-07-09 09:10:00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7일 16:4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준영 기자] 코로나19 장기화에 대한 우려에도 첫 번째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를 선보인 현대자산운용이 이유있는 자신감을 표출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부동산 공모펀드 열기가 다소 식었지만 판매사와 기관투자자를 모집해 미매각에 따른 위험성을 상쇄했기 때문이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자산운용은 ‘현대유퍼스트부동산투자신탁 30호’의 판매사 가운데 한 곳인 DB금융투자으로 하여금 미매각 물량을 인수하도록 하는 계약을 맺었다. 현대자산운용이 공모펀드로 조달하는 금액인 약 535억원에 한해서다. 
 
영국 에이곤 법인 사옥. 출처/현대자산운용
 
현재 해당 상품은 DB금융투자를 포함, 총 네 곳의 판매사(증권사)가 각각 100억원이 조금 넘는 규모의 물량을 판매하기로 할당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 가운데 일부 미설정된 금액이 발생하면 DB금융투자가 책임을 지는 구조다. 다만 구체적으로 DB금융투자가 미매각된 공모펀드에 직접 투자할지, 사모펀드 형식으로 자금을 조달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또한 현대자산운용은 당초 공모펀드로 모집하려던 금액인 935억원 가운데 약 400억원을 사모펀드 방식으로 전환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자산운용이 기존에 약 1000억원을 공모펀드로 모집하려고 했지만 시장 상황을 감안해 약 400억원을 연기금을 통해 사모 형식으로 조달해 판매 리스크를 낮췄다”라고 말했다. 
 
현대자산운용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펀드 판매규모를 대폭 줄이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935억원을 전량 공모펀드로 모집하고자 했지만 투자심리가 낮아진 상황을 감안해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참여를 이끌어낸 것이다.
 
이번 상품은 영국 에든버러에 있는 글로벌 보험사 에이곤의 영국 법인으로 사용되는 사옥에 투자한다. 총 투자비용은 2237억원으로 부동산 매입가격 2003억원, 기타 부대비용 234억원으로 구성됐다. 부동산 매입가 가운데 현지 금융기관에서 1302억원을 대출했고 나머지 935억원을 연기금 및 공모펀드로 조달한다. 
 
현대자산운용의 이번 상품은 다소 비우호적인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순조롭게 판매가 진행되는 모양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호주 부동산펀드, 독일 헤리티지 등 굵직한 해외 부동산 사태가 벌어졌던 만큼 해외 부동산펀드가 공모로 출시된 점이 놀랍다”라면서 “아무래도 작년보다는 부동산 공모펀드가 판매되는 속도가 느려졌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운용업 관계자는 “해당 상품의 안정성이 높아 판매상황이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현대자산운용이 설정한 ‘현대유퍼스트부동산투자신탁25호’는 판매 개시 5일 만에 완판됐다. 대신자산운용이 내놓은 800억원 규모의 ‘대신재팬하임부동산투자신탁3호’, 한국투자증권의 이탈리아 밀라노 연구개발(R&D)센터 등도 모두 판매가 마감됐다. 하지만 1년여가 지난 뒤 국내 공모펀드시장의 분위기가 다소 달라진 셈이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해당 상품은 해외부동산을 기초 자산으로 두고 있는데 지난해와 달리 부동산, 특히 해외부동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라며 “상품 자체의 안정성은 높지만 시장에서 일부 해외부동산을 향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된 탓”이라고 말했다. 
  
윤준영 기자 junyo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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