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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관리 플랫폼 쿼타랩, 투자자 '러브콜' 쇄도
설립 9개월 만에 기관투자자 15곳 이상 확보
"스타트업 주주관리에 혁신 불러일으킬 것"
공개 2020-06-03 09:10:00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1일 17:3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준영 기자] 비상장기업 쿼타랩이 기관투자자에게 잇따라 러브콜을 받고 있다. 설립 1년 차인 신생 기업이지만 벤처투자자와 스타트업의 수요를 정확히 파악한 서비스를 통해 투자자들로부터 각광받으며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증권관리 플랫폼 쿼타북을 운영하는 쿼타랩이 한국투자파트너스, 서울대기술지주, 신한캐피탈, 롯데액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 스파크 등 12곳의 기관투자자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았다. 시드머니 투자를 했던 500스타트업, 패스트인베스트먼트, 매쉬업엔젤스, 본엔젤스, AF인베스트먼트까지 포함하면 기관투자자만 15곳이 넘는다. 
 
쿼타북 솔루션 웹페이지. 출처/쿼타랩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스타트업이 이처럼 많은 투자자를 한꺼번에 확보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증권사의 한 기업공개(IPO) 담당자는 “보통 스타트업은 동일한 VC로부터 후속 투자를 받는 사례가 많아 여러 군데에서 투자를 받기가 쉽지 않다”라며 “비즈니스모델 자체가 매력적이어서 (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을 것 같은 서비스”라고 말했다. 
 
쿼타랩은 세 명의 전직 벤처투자자 심사역들이 기존 심사 프로세스와 문서 관리에 불편함을 느껴 이를 해결하고자 뜻을 모아 만든 회사다. 스타트업 등 비상장기업에게는 주주관리, 주식 발행내역, 스톡옵션 관리 서비스를, 벤처투자자들에게는 펀드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쿼타북은 서비스의 특성상 투자를 해주는 벤처투자자가 그대로 잠재 고객이 되는 구조다. 그렇다 보니 다른 스타트업들의 경우 투자자들이 단순히 재무적투자자(FI)에 그친다면, 쿼타북은 투자유치 과정에서 전략적인 협력을 얻을 기회가 생긴다. 쿼타랩 투자에 참여한 한 대형 벤처투자회사의 심사역은 “투자자들이 고객사가 되거나 투자자의 투자회사들을 고객사로 유치하는 방법 등이 있을 것”이라며 “이미 여러 벤처투자회사가 사업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많은 스타트업의 투자유치 담당자들이 투자자들에게 서비스의 개념부터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과 정반대인 셈이다. 최동현 쿼타랩 대표이사는 “실제로 서비스를 소개하러 벤처투자자를 찾아갔다가 투자를 하고 싶다는 투자자를 여럿 만났다”라며 “기업설명회(IR)를 하면서도 오히려 벤처투자자들이 해당 서비스에 대해 아이디어를 낼 정도로 이해도가 높았다”라고 말했다. 
 
통상 대형 벤처투자사 심사역들은 동시에 수십 곳 스타트업을 관리하며 엑셀 장부를 통해 일일이 펀드를 관리한다. 시시각각으로 이뤄지는 후속 투자를 매번 엑셀에 기록해야 해 번거로운 데다 정확도가 떨어지는 사례가 많다. 스타트업들 또한, 정확한 자본 및 증권의 변화내역을 관리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없어 엑셀로 해당 내역을 기재해왔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서비스이지만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이미 시리즈F까지 투자를 받은 회사가 존재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카르타는 올해 4월 약 2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아 기업가치가 약 30억 달러로 추산돼 ‘유니콘’ 대열에 합류했다. 
 
다만 쿼타북이 국내의 제한적인 스타트업 업계를 넘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숙제다. 일부 투자자들은 국내 벤처투자와 스타트업 시장규모가 작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쿼타북은 앞으로 동남아시아 등 해외시장 개척도 계획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벤처투자자와 스타트업을 상대로 해당 서비스 수요를 파악해볼 예정이다. 
 
최 대표는 “기존 투자자 중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해외 진출에 활발한 회사들이 많다”라며 “필요한 부분은 지원을 받아 해외 개척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윤준영 기자 junyo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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