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실적부진에 재무부담 증가…신용등급 흔들리나
수익성 악화되며 차입금 감소 능력 떨어져
국내 신용평가 3사 신용등급 하향 요건 대부분 충족
공개 2020-05-25 09:20:00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2일 09:5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현대제철(004020)이 전방산업 부진에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재무부담이 증가하면서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현대제철의 기업신용등급을 Baa2에서 Baa3으로 하향 조정하고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을 유지했다. 무디스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철강수요의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며 이는 현대제철의 수익성을 약화하고 차입금 축소 능력을 저해한다고 평가했다.
 
 
 
실제 1분기 현대제철의 수익성은 악화됐으며 차입금은 늘어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체철의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손실은 297억원, 당기순손실은 11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적자 전환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판매량이 감소했고 고정비 부담으로 이어진 것이 영업적자의 원인이다. 또한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손실 656억원이 반영되면서 10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1분기 차입금은 12조7594억원, 순차입금은 11조24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9%, 1.4% 증가했다. 지난 2018년 이후 차입금과 순차입금 모두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차입금의존도와 순차입금의존도 역시 2018년 33.9%와 31.1%, 2019년 35.6%와 32.4% 올해 1분기 40.4%와 35.6%로 오름세다.
 
이 영향으로 국내 신용평가사가 제시한 신용등급 하향 요건을 대부분 충족했다. 각 사의 하향 요건을 살펴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연결 기준 총차입금/EBITDA 8배 상회와 순차입금 의존도 40% 이상, 한국기업평가는 EBITDA/매출액 8% 미만과 순차입금/EBITDA 7배 초과, 한국신용평가는 EBITDA/매출액 8% 미만과 순차입금/EBITDA 5배 이상이다.
 
1분기 현대제철의 EBITDA(영업이익+감가상각비)는 3639억원으로 EBITDA/매출액은 7.8%, 총차입금/EBITDA 35.1배, 순차입금/EBITDA는 30.9배다. 총차입금/EBITDA와 순차입금/EBITDA를 연환산해도 나이스신용평가의 순차입금의존도 40% 이상 요건 외 나머지 하향 요건은 모두 충족한다.
 
 
 
문제는 2분기 실적 전망이 밝지 않은데 있다. 2분기에는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이 코로나19 확산에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다. 실제 자동차산업연합회에 따르면 현대차(005380), 기아차(000270), 한국지엠, 르노삼성차, 쌍용차(003620)와 부품업체 24개사의 이달 중순 공장가동률은 60%까지 떨어졌다. 현대제철은 1분기 기준 자동차산업에 기반한 판재류(열연/냉연/후판) 매출 비중이 60.9%로 높은 편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현대제철의 이익정상화를 원료가격 하향 안정화에만 기대기는 무리가 있다”라며 “코로나19로 인한 수요충격은 2분기 바닥을 보일 전망이나 자동차용 강재 수급변화로 마진 스프레드 회복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당분간 실적 개선이 힘든 만큼, 재무상태 개선도 어려워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이영규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내부적으로 정해진 바는 아직 없다”면서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전방산업, 특히 자동차 쪽이 많이 나빠지는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데 어느 정도 수준까지 안 좋아지고 회복이 되는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 계속 검토는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사업개편과 원가절감,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경쟁력 강화와 체질개선으로 수익성 향상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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