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코로나…상장 철회 바이오기업, 임상 자금조달 '비상'
노브메타파마·SCM생명과학 상장 연기
압타머사이언스도 연기 움직임 있어
IPO는 바이오기업 임상 자금조달 창구
공개 2020-03-27 09:30:0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6일 10:2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태호 기자]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코스닥 입성을 준비하고 있던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상장 타이밍이 엉키고 있다. 증시 회복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뚜렷한 실적이 없는 바이오 기업들의 자금조달 일정 변경은 자칫 임상 지연 등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업계는 상황에 따른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3월 내 코스닥 입성을 목표하던 바이오 기업들은 기업공개(IPO)를 잠정 보류하고 있다.
 
코스닥 이전상장을 준비하는 대사질환 신약개발업체 노브메타파마는 청약철회 후 수요예측 재실시를 준비했지만, 결국 증권신고서를 철회하고 대신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효력 연장을 신청했다. 노브메타파마 심사 승인 효력은 4월17일 만료된다.
 
줄기세포·면역세포 치료제 개발전문 기업 SCM생명과학도 한 차례 연장한 수요예측을 잠정 철회한 상황이다.
 
압타머 기술을 이용해 신약·진단키트 등을 개발하고 있는 압타머사이언스는 일단 오는 30~31일로 예정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압타머사이언스가 철회신고서를 내기로 가닥을 잡았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압타머사이언스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어 당사 경영진과 주관사가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인 것은 맞다”라면서 “다만 아직 철회 확정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압타머사이언스 실적 등. 사진/뉴스토마토DB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회사-투자자 대면 미팅 및 기업설명회(IR) 개최가 어려운 탓이다. 뚜렷한 실적이 나오지 않는 바이오 기업 입장에서 미팅·IR은 자사의 투자가치를 호소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물론 투자자들은 기술 경제성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접근하지만, 그래도 투자심리를 굳히기 위해 질문 등으로 재검증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기업설명회가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있는데 장점도 단점도 대체로 명확하다”라면서 “비대면으로 이뤄지다 보니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거액의 자금운용을 결정해야 하므로 익숙하지 않은 온라인이나 전화 등을 통해 투자판단을 내리기에는 불편한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투자심리도 극도로 위축된 상황이다. 코스닥 지수는 500선을 회복하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과거 대비 추락한 모습이라 향후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바이오 기업들은 IPO가 절실하다. 자금조달을 받아 보유 파이프라인 임상을 지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IPO는 원활한 자금조달 발판이 되어주기도 한다. 달리 말하면, 바이오 기업들의 증시 입성 지연은 임상계획 일부 변동과 이어져, 결국 기업가치 실현 불확실성을 확대할 수도 있다.
 
노브메타파마의 2019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24억원을 기록했다. 노브메타파마는 IPO로 조달한 자금의 43% 규모인 79억원을 활용해 올해부터 제2형당뇨병(NovDB2) 임상2c상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SCM생명과학의 2019년 3분기 영업손실은 92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공모자금의 40% 수준인 107억원을 투입해 현재 진행 중인 중증 급성췌장염 1/2a임상 등을 지속할 계획이다. SCM생명과학은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개발 이후 제조를 수행할 계획이므로 임상 중 인건비에 대한 투자비중을 높게 잡았다.
 
압타머사이언스의 2019년 영업손실도 33억원을 기록했으며, 역시 공모자금의 34%가량인 77억원을 올해부터 활용해 당뇨병치료제-인슐린대체제(A48ms)·간암치료제(BiFAp-GPC3) 전임상 및 인력 확보 등에 나설 예정이다.
 
상장 절차를 밟고 있는 바이오기업들은 자금조달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변동성 등을 어느 정도 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상장 준비 중인 바이오기업 관계자는 “어느 회사라도 변수를 고려한 자금조달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있을 것”이라며 “실현되지 않은 단계라 공개하지 못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스닥 입성 준비 중인 바이오 기업들은 보유 기술을 코로나19 치료에 적용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포스텍 연구팀과 압타머 발굴방법 ‘바이로-셀렉스(viro-SELEX)’를 이용한 바이러스 감염 여부 진단법을 개발했다. 포스텍 설명에 따르면 이 방법으로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만들면 기존 6시간 이상 걸리던 진단 시간을 15분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SCM생명과학도 임상 중인 동결형 줄기세포 치료제 'SCM-AGH’를 이용해 코로나19로 발생할 수 있는 사이토카인 폭풍(면역 과잉반응)에 대한 임상 업무협약을 인하대학교와 체결했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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