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 성장동력 포기?…계륵 된 '랄라블라'
적자 줄이려 구조조정…미래 성장은 요원
공개 2019-09-11 09:00:00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6일 10:1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GS리테일(007070)의 H&B(Health & Beauty) 사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출성장은 미미한데 영업적자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GS리테일은 점포 정리 등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노리고 있지만 장기적인 성장에는 부정적인 전략이라는 평가다.
 
올 상반기 GS리테일은 나쁘지 않은 실적을 냈다. 매출 4조3905억원, 영업이익 984억원을 기록했는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영업이익은 27.3%가 증가했다.
 
이는 주력사업인 편의점 영향이다. 매출은 3조314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5.3%가, 영업이익은 1137억원으로 33.5%가 늘었다. F/F(Fresh Food)와 즉석식품 등 인기를 끌며 매출 증가를 이끌었고 영업점 증가, 상품 매익률(판매가 인하가 반영된 마진율) 개선 및 판관비 절감 등으로 수익성이 좋아졌다.
 
GS리테일 실적 현황. 출처/GS리테일.
 
아쉬운 건 H&B 사업이다. 올 상반기 매출 813억원, 영업적자 81억원을 기록했다.
 
편의점 중심인 GS리테일은 신사업인 H&B를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다. 영업적자도 문제지만, 올 상반기 기준 H&B의 매출은 전체 매출에 1.9%에 불과했다. H&B 업계 2위이지만 사실상 영향력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GS리테일은 지난 2005년 홍콩AS왓슨과 합작으로 왓슨스코리아를 설립, GS왓슨스를 선보이며 H&B 시장에 진출했다. 2017년 왓슨스코리아를 흡수합병한 후 2018년 리뉴얼을 통해 랄라블라를 론칭했다.
 
리브랜딩을 진행하면서 2018년 연말까지 매장 수를 300개로 확장하고 가맹사업도 진행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2018년 25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성과가 나지 않자, 방향을 전환했다.
 
정리 세일까지 하며 부진한 점포를 정리하는 일종의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랄라블라의 점포 수는 156개로 지난해 168개에서 12개 줄었다. 이 영향으로 1분기 랄라블라의 영업적자는 전년 동기 66억원에서 27억원 감소한 39억원을 기록했다. GS리테일이 실적이 나쁜 매장을 지속적으로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영업적자 폭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랄라블라의 점포 수는 150개 정도로 알려졌다.
  
GS리테일 H&B 실적 현황. 출처/GS리테일.
 
다만, 이 같은 행보는 GS리테일이 더 이상 H&B사업을 성장동력으로 보지 않는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랄라블라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서는 매장 수가 어느 정도 확보돼야 함에도 수익성 극복을 위해 이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위한 점포가 300~400개 확보해야 H&B스토어가 수익을 낸다고 보고 있다. 실제 올리브영의 경우 몇 년간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도 빠르게 점포를 늘리며 인지도를 키웠다. 현재 올리브영의 매장은 1200여개 정도다. 점포가 1000개를 넘으면서 경쟁사들보다 다양한 제품을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올리브영의 올 상반기 매출 9407억원, 영업이익 470억원이다.
 
3위인 롭스는 매장을 129개까지 늘리며 랄라블라를 뒤쫓고 있다. 여기에 롯데슈퍼 with 롭스라는 복합점포를 통해 반전을 꾀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점포 구조조정이 적자를 줄일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인 성장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GS리테일은 성장을 위해 적자를 감내하기에는 부담이 되고 그렇다고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점포를 줄이면 점점 도태되는 딜레마에 빠졌다. H&B사업은 GS리테일의 계륵(鷄肋)이 돼 버렸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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