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패스, 증권신고서 제출이 늦어지는 이유
바이오 시황 악화·풋백옵션 부담으로 최종 밸류에이션에 신중
올리패스 장외 시가총액 6460억원…올릭스 PER 19배
공개 2019-08-02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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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허준식 기자] 성장성 특례로 상장을 추진 중인 올리패스가 지난 11일 심사 승인을 받았지만 30일까지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2018년 이후 상장한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우 심사 승인 후 평균 10일 내로 신고서를 제출했던 것에 견줘 그 시기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올리패스의 비교 대상 기업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올릭스(226950)의 경우에도 12일 내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었다. 이제 올리패스는 19일을 넘기고 있다.    
 
제약바이오 시총 상위주 상장 흐름도. 자료/금감원 전자공시. IB토마토
 
신약개발 사업에 대한 의구심 확대 속 밸류에이션 타게팅 부담 
 
올리패스 신고서 제출 지연은 업무 흐름상의 기술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투자은행(IB)업계 시각은 유통시장 시황 악화, 6개월 풋백옵션(상장 후 주가 하락 시 상장 주선인에게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공모주를 되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이 걸린 성장성 특례라는 특수성, 그로 인한 인수인의 밸류에이션 타케팅 부담으로 모아지고 있다.  
  
30일 기준 코스닥 제약업종지수는 연초 대비 -20% 하락했고 바이오기업이 다수 포진된 코스닥 기술 성장기업지수는 -28% 급락했다. 올리패스가 예심을 청구한 4월22일 이후 낙폭은 더 크다. 4월22일부터 이날까지 제약업종은 -27% 급락했고 코스닥 기술성장기업지수는 -32% 밀렸다.  
 
코스닥 제약업종지수 추이. 자료/대신증권hts
 
익명을 요구한 IB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 기술 반환 이슈로 신약개발의 어려움, 한계가 확인됐다"면서 "동시에  신약개발 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이 시장에 확산되고 있어 제약바이오 인수인은 밸류에이션에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시간을 끌어가며 상장 적기도 탐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약바이오는 증자하고 전환사채(CB) 찍어서 신약개발 자금을 계속 빨아들이면서 그 결과물은 없다는 점도 부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 시장에선 임상 3상 기업들의 임상결과 발표 후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는 시각들도 있는데  본인은 그 반대로 본다"라며 "임상 3상 결과 발표 시점에서 제약바이오 시황은 추가로 악화될 공산이 크다"라고 판단했다. 또 "향후 제약바이오 적정 시가총액은 현금보유량과 지엠피(GMP)인증 설비의 합산가치로 재평가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 카인드(KIND)에 따르면 올리패스는 4월22일 상장을 위한 심사청구 후 7월  11일 심사 승인을 받았다. 상장예정 주식수는 1467만주, 공모는 150만주다. 상장 주관은 미래에셋대우 와 키움증권이 맡았으며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 1월 성장성 특례로 코스닥에 입성할 예정이다. 
 
올리패스 액면가는 500원이며 장외에서 주당 4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외거래가에 기반해 추정 되는 상장 시가총액은 6460억원이다.
 
성주완 미래에셋대우 IPO1팀 상무보는 "올리패스는 우리가 2017년에 했던 셀트리온헬스케어 후 가장 크다"면서 "신고서는 지금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수비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공동대표인 키움증권하고 인수비율이 확정되면 그 비율대로 6개월 풋백옵션 물량이 배정된다"라고 말했다.   
 
자료/올리패스
 
올리패스는 인공유전자를 세포 안으로 전달시켜 '질병을 일으키는 특정 단백질의 합성을 억제하는' 유형 의 알앤에이(RNA)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알앤에이는 DNA의 유전정보를 복사해 리보솜에 전달하는데 리보솜은 이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신체 구성의 주성분인 단백질을 생성한다. 올리패스는 비마약성 진통제, 고지혈증 치료제, 당뇨성 망막증 치료제, 고형암 치료제, 근위축증 치료제, 제2형 당뇨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가장 앞선 임상은 '비마약성 진통제'다. 
 
올리패스 임상 파이프라인. 자료/올리패스
 
한편 코스닥시장 상장 규정 제9조에 따르면 상장 심사 승인 후 상장을 하려는 기업은 6개월 내에 신규상장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 상장은 무산된다. 
 
다만 천재지변 등 코스닥시황 급변에 따른 불가피한 사유로 발행인이 신규상장 신청 기간의 연장을 신청하고 거래소가 승인하는 경우엔 해당 기간을 6개월 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 코스닥시장본부 상장심사1팀은 경험적으로 심사 승인 후 6개월 기한 내에 신규상장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아 상장 신청 기한이 6개월  연장된 경우는 거의 없다고 답했다.  
 
유력 비교 대상 기업 올릭스 PER 19배…해외 업체 8~54배 수준 
 
다음은  IB토마토가 투자 참고용으로 올리패스의 밸류에이션 시 비교기업에 오를 수 있는 기업들의 시가총액과  PER을 집계한 결과다. 
 
올리패스 유사기업 밸류에이션과 시가총액 비교 표. 자료/IB토마토, 블룸버그, 증권사 취합
 
먼저 상장사 중 올리패스와 가장 유사한 알앤에이(RNA)치료제 개발사 올릭스의 경우 현재 시가총액은 2330억원대, PER은 19.4배 수준이다. 올릭스는 상장 당시 적자인 상황에서 2021년 추정 순이익을 25% 할인한 120억원을 실적으로 사용했었다. 
 
에스티팜(237690)의 경우 2021년 순이익은 109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순이익을 동일방식으로 25% 할인한다면 적용 순이익은 82억원, 현재 시가총액이 2649억원이므로 PER은 32.3배다. 
 
유전자치료제로 범위를 확대한다면 헬릭스미스(084990)신라젠(215600)도 비교기업에 오를 수 있겠지만 이들 기업은  순이익 예상치가 없다. 
 
이제 해외로 눈을 돌리면 RNA간섭 치료제 온파트로 개발사 '앨나일럼'의 경우 2020년까지는 적자가 예 상된다. 하지만 현재 시가총액은 84억달러(9조9200억원)에 달한다. 
 
RNA간섭치료제 업체 '다이서나'도 적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시가총액은 9억9000만달러(1조1700억원) 수준이다. 또 다른 RNA간섭치료제 개발사 '애로우헤드'는 선행 PER이 54배이며 시가총액은 28억달러(3조3000억원)이다. 마지막으로 RNA치료제 스핀라자 판매사인 '바이오젠'의 시가총액은 437억달러(51조6000억원), 선행 PER은 8배 수준이다. 
 
이밖에 RNA원천기술을 보유한 '사렙타 테라퓨틱스'는 적자이지만 시가총액은 110억달러(12조9800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올리패스는 1분기 말 현재 누적 결손금액이 1100억원으로 자본이 완전잠식된 상태이며 1분기 당기손익은 50억6900만원 적자, 단기금융상품 포함 현금성자산은 200억원 수준이다. 
 
허준식 기자 oasi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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