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 등으로 3회차 CB 일부 전환권 행사지난해에는 2회사 CB 183억원 전액 풋옵션…차입금 급증 악영향미전환 CB 전환 여부 관심…다만, 전환가 상향 리픽싱은 변수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더블유에스아이(299170)가 올해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 영향으로 전환사채(CB)에 대한 '풋옵션' 우려를 떨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블유에스아이는 사세 확장을 위해 CB를 적극 활용했지만, 주가가 받쳐주지 못하면서 제2회차 CB 전량을 상환한 바 있다. 다행히 올해 들어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 등으로 제3회차 CB에 대한 전환권 행사가 이뤄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되는 모습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잔여 CB에 대한 전환권 행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더블유에스아이)
2회차 CB 풋옵션 대응하며 금융기관 차입금 109억원 발생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더블유에스아이는 지난 2일 3회차 CB에 대한 19억원 규모의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고 공시했다. 여기에는 최근 들어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주가와 매출 상승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지난 4월 IR행사에서 올해 텔미사르탄 3제를 출시하고, 산부인과 로봇 지원 자궁거상기 '유봇' 출시 목표를 밝혀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3회차 CB의 전환청구기간 시작일은 지난 5월30일이었다. 이처럼 주식 전환 가능 시점이 도래하자마자 전환 청구가 이뤄진 모습은 직전 회차인 2회차 CB 전액이 풋옵션 행사된 것과는 대비를 이루면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기존 국소지혈제 외 의약품 및 의료기기 도소매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해오던 더블유에스아이는 지난 2020년 스팩합병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이후, 2021년에는 서울 송파구 소재 사옥을 매입하고 2024년에는 제약사 인트로바이오파마를 인수하는 등 꾸준히 사세를 확장해왔다.
다만 이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한 CB 발행이 차입금 증가란 부메랑으로 돌아왔고,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구체적으로 회사는 2021년 사옥매입 목적으로 183억원 규모의 제2회차 CB를, 2024년에는 타법인주식인수 목적으로 178억원 규모 제3회차 CB를 차례로 발행했다.
이 가운데 2회차 CB의 발행 당시 전환가액은 3268원이었다. 문제는 회사의 주가가 부진한 상태를 이어왔다는 점이다. 전환가액이 세 차례 리픽싱을 거쳐 조정가액한도인 2288원까지 떨어졌음에도 주가는 이를 하회했고, 풋옵션 청구 가능 시점이 도래한 2023년 7월 10억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총 4차례에 걸쳐 173억원에 대해 풋옵션이 행사됐다. 이로써 풋옵션 행사 비율은 100%, 회사는 2회차 CB 전액을 조기상환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의 차입금이 크게 늘어났다. 2023년 말 기준 재무제표상 계상된 금융기관 차입금은 없었지만, 지난해에만 총 109억원 규모의 금융기관 차입금이 발생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유동성 금융기관 차입금은 99억원으로 보유 현금성 자산 63억원을 상회하고 있으며, 유동비율은 79.3%로 집계됐다.
늘어난 차입금은 실적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쳤다. 2023년 12억원에 그쳤던 이자비용은 2024년 21억원으로 75% 늘어났고, 사채상환손실이 21억원 발생하면서 총 44억원의 금융원가가 반영됐다. 이에 당기순이익은 12억원으로 전년 대비 57.1% 감소했다.
더블유에스아이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3회차 CB는 회계상 부채로 들어가지만 실질적인 차입금 비율은 총자산 대비 안전한 수준"이라며 "당사는 돈을 벌고 이익이 나는 기업인 만큼 (차입금을) 계속 갚아 나가고 있다. 크게 염려 안 해도 될 것"라고 밝혔다.
3회차 CB 전환청구로 반전 '신호탄'…미전환사채 잔액 159억원 주목
더블유에스아이의 올해 1분기 성적표를 살펴보면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성장했다. 매출은 128억원으로 64.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9% 늘어난 10억원, 당기순이익은 87.8% 증가한 8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회사가 진행해온 사업 다각화의 효과다. 인트로바이오파마 인수로 발생한 의약품 매출이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으며, 1분기 기준 의약품 제품매출 규모는 54억원, 전체 매출의 42.5%에 달한다.
이로써 남은 과제는 인트로바이오파마 인수 목적으로 발행했던 3회차 CB를 무사히 주식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이번에 전환청구된 금액을 제외한 미전환사채 잔액은 159억원이다. 앞서 2회차 CB가 전량 풋옵션 행사로 재무와 실적 모두에 악영향을 미쳤던 만큼, 이번 전환청구권 행사를 시작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
3회차 CB의 발행 당시 전환가액은 2137원이었으나 주가 하락에 따라 지난해 12월 한차례 리픽싱을 거쳐 1496원으로 하향 조정된 상태다. 이날 더블유에스아이의 종가는 1952원으로 조정된 전환가액을 상회하고 있지만, 주가 회복에 따른 상향 리픽싱도 가능한 만큼 주가가 최초 전환가액을 상회하지 않는 이상 풋옵션 악몽의 재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다음 전환가액 조정일은 오는 7월30일, 풋옵션 행사는 내년 5월30일부터 가능하다.
더블유에스아이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3회차 CB의 경우 회사의 주가 흐름이 작년보다 좋아졌고, 거래량도 늘어나고 있어서 사채권자들과 지속적으로 협의를 하고 있다"며 "회사 입장에선 전환되는 게 바람직하다. 시장에서 소화할 물량과 거래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는 상당 부분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