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텔코LLM' 출시로 통신 업무 효율화…AI 기업 '교두보'
통신 업무 특화로 고객센터 등 다양한 영역 '활용'
무선통신 성장 둔화에 인공지능(AI) 서비스·투자 '박차'
공개 2024-04-30 18:18:07
이 기사는 2024년 04월 30일 18:1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SK텔레콤(017670)이 통신 업무에 특화된 거대언어모델(LLM) ‘텔코LLM’을 발표해 글로벌 인공지능(AI) 컴퍼니로 한 걸음을 더 내디뎠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아이폰 녹음 기능으로 주목 받은 AI 비서 ‘에이닷’을 비롯해 오는 6월 텔코LLM 개발을 완료하는 등 AI 서비스를 확대할 전망이다. 무선 통신 사업 둔화가 불가피한 가운데 SK텔레콤은 2028년까지 AI 매출 25조원을 목표로 서비스 개발과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정민영 SKT AI플랫폼 담당이 30일 기자설명회에서 '텔코LLM'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조은 기자)
 
통신에 특화된 거대언어모델(LLM)로 업무 최적화 지원
 
30일 SK텔레콤은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통신업에 특화된 거대언어모델(LLM) ‘텔코LLM’을 선보였다. 텔코LLM은 범용 LLM과 달리 통신 분야에서 할루시네이션(환각현상)을 줄여 통신사 업무에 최적화했다는 게 골자다. SK텔레콤은 오는 6월 텔코 LLM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며 연내 고객센터에 적용하겠다는 목표다.
 
에릭 데이비스 SKT AI 테크 콜라보레이션 담당은 텔코LLM의 장점으로 전문성, 속도·비용·효율성, 개발 기간 등을 꼽았다. 텔코LLM은 SKT의 에이닷엑스(A.X), 오픈 AI의 GPT, 앤트로픽의 클로드 등 여러 범용 LLM을 기반으로 통신 데이터에 맞춰 파인튜닝(미세조정)했다. 에릭 데이비스 담당은 “1개의 범용 LLM으로 통신사가 하려는 다양한 서비스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양한 텔코LLM을 만들고 이를 상황에 맞게 골라 쓸 수 있도록 했다”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상담사 업무를 지원하는 경우 기존에는 고객 상담에 약 3분, 상담 후 업무 처리에는 30초 이상이 걸렸는데 텔코LLM을 적용하면 고객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자동으로 생성해 추천하거나 상담 내용을 요약하고 기록하는 일을 LLM이 대신해 줄 수 있다. 하루에 소화해야 하는 콜 수가 많은 상담사가 업무 중 직접 사내 시스템을 검색해가면서 답변하고 기록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것이다. 
 
정민영 SKT AI플랫폼 담당은 “저희가 굉장히 특수한 도메인의 용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파인-튜닝(미세조정)을 하면서 높은 수준으로 성능을 끌어올리고 또 명령어 등은 정확하게 추출해 답변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고객센터, 인프라뿐만 아니라 마케팅·유통망,법무 등까지 통신사 운영의 다양한 영역에서 텔코LLM을 활용한 유즈케이스(Usecase)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한 텔코LLM이 나오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한국어를 비롯해 다국어 통신에 특화된 텔코LLM을 공동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도이치텔레콤, 이앤(e&)그룹, 싱텔,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주요 통신사가 참여하는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를 출범한 바 있다. 다만 데이비스 담당에 따르면 글로벌 텔코LLM 개발은 아직 세부사항을 논의 중이며 이번 텔코LLM 개발을 마친 후 착수하게 될 전망이다.
 
 
무선 통신 성장 둔화에 AI 기반 B2C·B2B 서비스 확대 
 
최근 SK텔레콤이 글로벌 AI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시도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기존 통신 사업에서 성장 동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텔레콤 지난해 매출은 17조6085억원, 영업이익은 1조7532억원을 기록해 지난 2022년 매출 17조3050억원, 영업이익 1조6121억원보다 각각 1.75%, 8.75% 증가했다.
 
SK텔레콤은 지난 3년간 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성장했지만 성장률은 둔화됐다. 매출 성장률은 2021년 4.11%에서 2022년 3.32%, 2023년 1.75%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5G(5세대) 무선 통신사업이 포화 상태가 됐기 때문인데 SK텔레콤 5G 가입자 수는 2023년 말 기준 1567만명에 달했고 5G 고객 비중은 68%를 넘어섰다. 5G 가입자 수가 2021년 말 987만명, 2022년 말 1339만명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가입자 수 성장률은 2022년 35.64%에서 2023년 17%로 급감한 셈이다.
 
이에 따라 무선통신 사업 부문 성장률은 줄어들고 있다. 무선통신사업 매출은 2021년 12.8조원, 2022년 12.9조원, 2023년 13.1조원을 기록했는데 성장률은 2022년 1.76%에서 2023년 1.40%로 감소했다. 지난달 말에는 정부의 요구에 따라 3만원대 5세대(5G) 이동통신 요금제인 ‘컴팩트 요금제’를 신설하면서 향후에도 큰 폭의 매출 증대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도입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8년에는 매출 목표 25조원 가운데 36%(9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말 출시한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 ‘에이닷’은 통화 녹음 요약 기능을 탑재해 SK텔레콤의 킬러 서비스로 떠올랐다. 에이닷 가입자는 9월 출시 후 누적 가입자가 340만명을 돌파하며 성장 중이다. 이외에도 AI 서비스형 컨택센터(CCaaS), AI 카피라이터 등 기업간거래(B2B)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SK텔레콤은 글로벌 AI 기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미국 생성형 AI 기업 ‘앤트로픽’에 시리즈C 투자에 이어 1억달러(한화 약 1382억원)를 추가로 투자했다. 지난 2월에는 AI 데이터센터(AIDC) 사업 추진을 위해 글로벌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라우드 회사인 람다와 업무 협약을 맺고 투자를 진행키도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AI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필수적인 AI 요소 중심으로 투자 집행할 예정"이라며 "관련 매출의 증가를 도모하는 한편 효율적인 리소스 집행을 통해 수익성 개선 추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