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성중 기자]
현대차(005380)그룹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가 최근 대규모 투자로 차입금을 늘려왔지만, 양호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트랜시스의 시트 안정성 평가 모습.(현대트랜시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의 올해 6월 말 연결 기준 총 차입금은 2조936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지난해 1분기 이후 2조원을 상회하는 총차입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올 상반기 연결 기준 회사의 부채비율은 157.1%, 차입금의존도는 27.0%로 지난해 연말(부채비율 161.1%, 차입금의존도 28.2%)보다 각각 소폭 낮아진 수치를 기록했다.
현대트랜시스는 파워트레인, 시트 등을 생산하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다. 최근 그룹의 글로벌 생산 확대 전략에 따라 생산·판매거점이 다변화하고 있다. 파워트레인과 시트 모두 계열사 내 독과점적 공급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트랜시스의 차입금 증가는 현대차그룹의 잇단 미국 공장 증설에 따른 투자 증가 영향이다. 2021~2022년 미국 조지아 변속기 공장과 관련해 약 3500억원을, 지난해 조지아 전기차 전용 시트 공장 착공에 440억원이 지출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조지아 시트·변속기 공장에 약 1300억원을 투자했다.
실제 이러한 대규모 투자 결과 지난해 잉여현금흐름(FCF)은 616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이 수치는 63억원 적자를 나타냈다. 영업현금창출력 개선에도 북미 투자 부담 증가로 저조한 현금흐름이 지속됐다는 분석이다.
민원식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총차입 규모의 증가로 재무비율이 저하됐으나 전반적인 재무안정성은 양호한 수준”이라며 “보유 현금성자산을 감안할 때 실질 차입부담 증가는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올 6월 말 기준 총 차입금 2조936억원 중 단기성차입금은 45.5%인 9522억원이다. 같은 기간 연결 기준 가용 현금성자산은 1조1534억원에 달한다. 또 지난해 기준 영업현금창출능력(EBITDA)은 3970억원으로 풍부한 담보 여력이 유동성을 보강하고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현대차그룹의 완성차 실적에 의존적인 매출 구조를 갖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계열사 매출 비중이 약 92%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회사의 매출은 5조8285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7902억원) 대비 21.6%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축소됐던 매출이 2020년부터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이다. 현대·
기아(000270)차의 생산차질 해소로 납품 물량이 증가했고, 상대적 고단가인 SUV 차량과 제네시스의 제품 비중이 확대된 것도 매출 증가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민 연구원은 "조지아 변속기 공장 증설, 시트 공장 신설, 전동화 부품 관련 설비 전환 등으로 연간 2000억~3000억원의 경상적 투자 부담은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점진적 확대를 통해 재무안정성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